“우리 당이 후보들한테 힘이 되고 있는가, 아니면 짐이 되고 있는가.”
지난 4월 6일, 국민의힘이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이 장동혁 대표를 똑바로 바라보며 던진 이 한마디가 회의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수도권 민심이 ‘빙하기 그 자체’라는 진단과 함께 나온 말이었다.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다.
지방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당 지도부가 민심을 잡겠다고 인천을 찾아갔는데, 현장에서 돌아온 건 ‘민심 처참’이라는 직격탄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을 꿈꾸며 온 지도부가, 오히려 현지 당원들에게 ‘상륙 저지’를 당한 꼴이다.
윤상현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공개 석상에서 “비상체제 전환을 솔직히 후보자들이 원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도 “공천 갈등만 연일 보도되고 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 비판과 인천 얘기도 하기 전에 시간이 부족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결국 비공개 회의로 전환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는 후문까지 돌았다.
이 장면은 단순한 ‘내부 불만 표출’이 아니다.
지금 국민의힘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당 지지율이 18%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지도부는 여전히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 후보들은 현장에서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한숨만 나온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인천은 특히 의미가 크다.
유정복 시장의 3선 도전이 걸린 곳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격전지다. 여기서조차 “당이 짐이 된다”는 말이 나왔다면, 다른 지역 후보들은 오죽하겠는가.
재미있는 건,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반응이다.
“야당이 자기들끼리 싸우는 게 제일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평가 중 ‘내부 분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힘인지 짐인지.
이 질문은 이제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 전체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숙제다.
6·3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비상체제로의 전환을 외치는 목소리를 ‘잡음’으로 치부할지, 아니면 진짜 변화의 계기로 삼을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인천에서 터진 이 ‘민심 폭탄’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당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는 곧 드러날 것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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