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에 ‘마약왕’이 돌아왔다.
마약왕 박왕열, 필리핀 교도소 탈출극 끝에 인천공항 착륙…
우리가 자랑하던 그 청정국은 이제 정말로 끝난 것인가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채로도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유통하고, 교민 살인과 탈옥까지 저지른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직접 신병 인도를 요청한 지 불과 3주 만에 이뤄진 송환이다.
박왕열 한 명이 돌아온 것은 분명 성과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한 ‘한 명의 마약범 송환’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에서 마약이 일상화되는 사회**로 변해가는 뼈아픈 증거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한민국은 마약 범죄가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하인 진정한 ‘마약 청정국’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상황이 급변했다. 2020년대 들어 마약 사범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최근에는 2만 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20·30대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10대 사범도 급증했다. 관세청 적발 마약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온라인(텔레그램, 다크웹, SNS)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주류가 됐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첫째, **공급의 폭발적 확대**다. 해외(필리핀, 베트남, 중남미 등) 대형 조직이 한국을 신흥 시장으로 삼았다. 박왕열처럼 해외에 머물면서도 국내 유통망을 지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 이후 국제 이동이 늘고, 암호화폐와 익명 앱이 결합되면서 국경이 무의미해졌다.
둘째, **수요층의 저변 확대**다. 과거에는 특정 계층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일시적 쾌락 추구’와 ‘스트레스 해소’를 이유로 젊은 층이 쉽게 손을 대고 있다. 마약 가격 하락과 접근성 향상(손만 뻗으면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이를 부추겼다.
셋째, **예방·단속·처벌의 미흡**이다. 온라인 유통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고, 초범 중심의 관대한 처벌이 재범을 키웠다. 무엇보다 사회 전체가 “마약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안일한 인식을 버리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
박왕열 송환은 시작일 뿐이다.
그가 국내에서 운영했던 조직, 공급망, 범죄 수익까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동시에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 SNS·텔레그램 등 온라인 마약 유통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기술 차단
– 청소년·청년 대상 예방 교육의 전면 강화
– 마약 중독 치료 인프라 확대와 강제 치료 제도 도입
– 국제 공조를 통한 해외 마약 조직 뿌리 뽑기
마약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이웃, 우리 자녀, 우리 사회의 일상이 될 수 있는 현실이 됐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을 되찾으려면, 지금 당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의지로 대응해야 한다.
박왕열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마약과의 전쟁에서 수세만 취할 것인가.
이제는 총력전으로 전환할 때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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