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GCC-글로벌-역량센터에서-IT-개발자와-전문인력이-협업하는-모습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 확산으로 인도가 새로운 해외 진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선 기획특집에서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젊은 인구, 제조업 육성정책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가능성과 한국기업의 진출 전략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은 실제로 인도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최근 인도 진출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GCC(Global Capability Center), 즉 ‘글로벌 역량센터’다.
과거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저렴한 인건비와 비용절감을 꼽았다면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금융, 회계 등 기업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도에 GCC를 설립하고 있다.
인도가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와 아웃소싱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연구개발, 비즈니스 혁신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GCC는 Global Capability Center의 약자로 국내에서는 ‘글로벌 역량센터’로 불린다.
글로벌 기업이 해외 특정 국가에 전문 조직이나 거점을 설립하고 본사의 주요 업무와 핵심 기능 일부를 수행하도록 하는 사업 모델이다.
GCC가 담당하는 업무는 매우 다양하다.
소프트웨어와 IT 개발을 비롯해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금융, 회계, 인사, 고객지원, 재무분석, 디지털 전환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전문 업무를 수행한다.
과거 해외 아웃소싱 센터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하는 역할에 집중했다면 최근의 GCC는 다르다.
기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신제품과 서비스를 연구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인도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GCC를 구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인건비가 저렴해서가 아니다.
핵심은 ‘인재’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공지능, 데이터,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금융 등 고도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현지 협력 파트너 제공자료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년 약 150만 명 규모의 STEM 분야 졸업생이 배출되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의미한다.
글로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IT·소프트웨어·공학·연구개발 분야의 전문인력이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영어 활용이 가능한 전문인력이 풍부하다는 점도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다.
글로벌 본사와 협업하고 해외 고객과 소통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전문기술과 영어 활용 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도 현지 협력 파트너 제공자료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약 1,600개의 GCC가 운영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약 46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는 인도가 단순한 해외 서비스 거점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기술과 연구개발, 비즈니스 운영을 담당하는 핵심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의 GCC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고객지원 업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첨단 엔지니어링, 금융분석, 연구개발 등 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의 본사가 모든 전문인력을 직접 확보하고 모든 기능을 한 국가에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의 인재와 기술을 활용하는 글로벌 분업구조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세계적인 전문인력 공급시장과 글로벌 기업의 핵심 업무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기업의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비용이었다.
임금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 생산시설이나 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기업 운영비용을 줄이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비용이 낮은 국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데이터,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전문인력 확보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문제가 됐다.
인도가 GCC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대한 인구와 매년 배출되는 STEM 전문인력, 오랜 기간 축적된 IT 산업의 경험과 글로벌 기업 운영 노하우가 결합되면서 세계적인 GCC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 역시 인도 GCC를 단순한 비용절감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인도 GCC는 세계적인 초대형 기업만을 위한 전략은 아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한국기업이나 전문기술 인력이 필요한 기업도 사업모델에 따라 인도 GCC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기업,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하려는 기업, 연구개발 조직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기업, 해외 고객지원 업무를 확대하려는 기업, 엔지니어링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 등이 해당될 수 있다.
한국 본사가 제품개발과 영업을 담당하고 인도 현지법인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데이터 분석, 연구개발, 기술지원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처음부터 대규모 조직을 구축할 필요도 없다.
기업의 사업규모와 목적에 따라 소규모 현지법인이나 전문조직으로 시작해 사업 성장에 맞춰 인력과 기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현재 필요한 기능뿐 아니라 향후 기업의 성장과 사업 확대 가능성까지 고려해 진출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인도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인도는 국토가 넓고 지역별로 산업환경과 인재풀, 인건비, 임대료, 인프라, 정부지원 정책 등이 다르다.
대표적인 IT·비즈니스 거점으로는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첸나이, 푸네, 뭄바이, 델리 NCR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단순히 유명한 도시라는 이유만으로 진출지역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어떤 분야인지, 현지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 향후 인력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 한국 본사 및 해외 고객과의 접근성은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은 공장 부지와 전력, 물류, 항만 접근성, 원재료 공급망, 주 정부의 산업 인센티브와 환경 관련 인허가 등이 중요하다.
반면 IT기업이나 GCC는 전문인력 확보 가능성과 데이터 인프라, 업무환경, 사무실 비용, 국제공항 접근성, 글로벌 기업 생태계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성공적인 인도 진출에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업종과 사업목적에 맞는 진출전략이 필요하다.
인도에 GCC를 설립한다고 해서 사무실을 임차하고 현지 직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어떤 형태로 인도에 진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현지법인을 설립할 것인지, 다른 진출방식을 선택할 것인지 기업의 사업목적과 실제 활동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한국 본사와 인도 현지기업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다.
인도 법인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한국 본사와 어떤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서비스 대가는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현지 직원을 어떤 방식으로 채용하고 관리할 것인지 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한국 본사와 인도 현지법인 사이에 지속적인 국제거래가 발생한다면 세무와 이전가격 문제도 중요해질 수 있다.
또한 법인 설립 이후에는 회계와 세무, 외환, 인력관리, 각종 신고 및 컴플라이언스 의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결국 GCC 설립은 단순한 해외 사무실 개설이 아니라 기업의 글로벌 조직과 사업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시장 진출이나 GCC 설립을 검토하는 기업이라면 법인 설립 절차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몇 가지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은 인도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
현지에서 직접 영업과 매출활동을 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 본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인가.
어떤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몇 명을 채용할 계획인가.
한국 본사와 인도 현지기업 사이에는 어떤 거래가 발생하는가.
매출은 어디에서 발생하고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현재 계획한 진출구조가 5년 후 사업이 확대됐을 때도 적합한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토대로 진출방식을 설계해야 불필요한 비용과 규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기업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한국과 현지에서 필요한 업무가 서로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해외 진출을 위한 각종 행정서류와 인증, 번역 및 준비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인도 현지에서는 사업구조 검토와 법인 설립, 은행, 세무, 회계, 외환, 인력관리, 이전가격 및 정기적인 컴플라이언스 대응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필요한 절차와 인도 현지 업무를 연결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나안행정사사무소는 인도 현지 전문 파트너사와의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한국기업의 국내 행정절차와 인도 현지 진출 과정을 연결하고 있다.
한국 내 행정서류 준비와 절차 지원부터 현지 전문가 연계, 인도 진출방식 검토, 법인·지사·연락사무소 및 GCC 관련 상담, 현지 세무·규제·컴플라이언스 관련 전문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기업의 사업목적에 따른 인도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는 더 이상 저렴한 인건비만을 앞세운 아웃소싱 시장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데이터,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인력이 모이는 세계적인 기술·비즈니스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GCC를 설립하는 이유도 결국 이러한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업 역시 인도 진출을 검토한다면 단순히 거대한 내수시장과 저렴한 비용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도의 전문인력과 기술 생태계를 어떻게 기업의 성장전략과 연결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인도 진출의 핵심은 ‘어디에 회사를 설립할 것인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도에서 어떤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한국 본사와 어떻게 연결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다.
다음 기획특집에서는 인도 진출 이후 기업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세무와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BEPS, 컴플라이언스 문제와 함께 새로운 국제금융허브로 주목받는 GIFT City와 IFSC에 대해 살펴본다.
인천매일신문 김지영 가나안행정사사무소 행정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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