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3주째 접어든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행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군함 파견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도왔는지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불참 시 후과를 시사하는 등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어, 한국 정부의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잇따라 게시글을 올리며 한국·중국·일본·프랑스·영국 등 5개국을 직접 거명했다.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전투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이 지역에 선박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세계 각국은 이 해협의 안전을 책임져야(must take care) 한다”고 강조했다.
15일에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 7개국과 호르무즈 호위 연합 구성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힌 뒤, 핵심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는 말로, 동참하지 않은 국가에 대한 장기적 보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그는 “그곳은 그들(참여 요구 국가)의 에너지 공급처이자 사실상 그들의 영역”이라며 미국이 왜 홀로 보호해야 하느냐는 기존 논리를 재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한미군 약 4만 5천 명 주둔을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과 연계된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금까지 한국을 보호해줬으니 이제 한국이 도울 차례”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 2020년 호르무즈 긴장 고조 당시 청해부대 임무 확대 결정과 유사한 맥락이지만, 이번엔 전쟁 중 직접 전투 가능성이 높은 호위 작전이라 부담이 훨씬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한미 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 없는 전쟁에 한국군을 투입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고, 이란과의 관계 악화·국내 여론 반발·국회 동의 필요성 등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며 거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호주와 독일은 이미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중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근본 원인”이라며 ‘적반하장’식 비판으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영국·프랑스·일본도 “동맹국과 논의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에 그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2주 이상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단독 작전의 인명·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맹국 끌어들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동맹국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억할 것’ 발언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며칠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파병 수용 시 한미동맹 강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거부 시 미·한 관계에 장기적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인한 매일 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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