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은 계속 오르는데 그물엔 쓰레기만 걸려 올라오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인천 연평도 인근에서 평생 꽃게를 잡아 온 어민 A씨는 텅 빈 어상자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았지만, 인천 앞바다의 상징인 ‘꽃게’가 눈에 띄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서해 연안의 해수면 온도 변화와 해양 생태계 이상 기후로 인해 인천 앞바다의 꽃게 어획량이 예년 대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부터 거친 바다로 나간 어선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인천 연안 어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올해는 정부의 꽃게 총허용어획량(TAC) 제한까지 겹치면서 어민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욱 크다. 해양수산부가 설정한 올해 꽃게 TAC 총량은 지난해보다 무려 42%나 감소했으며, 특히 인천에 배정된 물량은 전년 대비 약 48%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에 인천시는 어민들의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해 해수부 유보 물량 등을 긴급히 확보해 총 1,093톤을 지역 어업인들에게 추가 배정하는 등 혼란 최소화에 나섰지만, 바다 자체에 꽃게가 씨가 마른 상황을 타개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식탁 위 ‘밥도둑’ 꽃게, 가격 폭등 우려… 소상공인도 비상
꽃게 어획량 급감은 단순히 어민들의 생계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인천 지역 수산시장의 꽃게 가격이 동반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래포구와 종합어시장 등지에서는 “이대로 가면 가을 꽃게철에는 꽃게가 금(金)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꽃게를 주재료로 삼는 인천 지역의 간장게장, 꽃게탕 전문점 등 외식업계 소상공인들 역시 원가 부담 압박에 직면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어민들은 “단순한 물량 배정 조정을 넘어,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를 보전해 줄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이나 현실적인 유류비 보조 등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해의 풍요로움을 책임지던 인천 꽃게의 실종 사건. 기후 변화가 가져온 서해바다의 경고 속에 어민들의 생업을 지키기 위한 인천시와 정부의 정교한 정책적 뒷받침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시점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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