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올리브백화점(구 희망백화점) 지하.
요즘 국수 한 그릇이 7,000~9,000원 하는 시대에, 여기서는 여전히 **잔치국수 3,500원**에 먹을 수 있다. 물가 폭등과 불황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 듯한’ 가격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주 점심시간에 찾아간 올리브백화점 지하 식당가는 좁은 통로를 따라 작은 식당들이 늘어서 있었다. 노란 간판을 단 한 식당 앞에는 이미 10여 명의 손님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60~70대 지역 주민들이다.

“다른 데는 국수가 7천 원이 넘는데, 여긴 아직 3,500원이에요. 멸치 육수가 시원하고 양도 푸짐해서 자주 찾아와요.”
한 할머니는 국그릇을 받아 들며 미소를 지었다. 잔치국수는 진한 멸치 육수에 삶은 계란 반쪽, 김가루, 쪽파가 올라가 나왔다. 김치와 단무지도 마음껏 리필할 수 있었다.
식당 주인(60대 후반)은 “재료값이 많이 올랐지만, 동네 어르신들이 오래된 단골이라 가격을 올리기가 마음이 쓰려서 아직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장사가 잘 안 돼도 어르신들 한 끼라도 든든하게 먹이려고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리브백화점은 과거 ‘구 희망백화점’으로 불리던 인천의 향토 백화점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면서 쇠퇴했지만, 지하 식당가는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층과 2층 상가들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텅 빈 점포가 부쩍 늘었다. 불 꺼진 간판과 내려진 셔터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 최모(68) 씨는 “위층은 상가들이 거의 다 비었는데, 지하만은 점심때만 되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인다. 여기 국수값이 오르면 우리 같은 노인들은 외식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근 직장인 김모(42) 씨도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하기 부담스러운데, 이곳은 가격도 착하고 빨리 먹을 수 있어서 가끔 들른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상권이 노후화되면서 위생 문제와 시설 낙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이런 저렴한 식당마저 사라지면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가격을 조금이라도 현실화해야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불황의 그늘 속에서, 올리브백화점 지하의 3,500원 잔치국수는 서민들에게 ‘작은 위로’이자 ‘추억의 맛’으로 남아 있다. 언제까지 이 가격을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도 점심시간이면 지하 통로에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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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매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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