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주 기자
입력 2026.03.18 06:30 | 수정 2026.03.18 06:45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선언…동맹국 압박 후 태도 급변, 확전 우려 속 ‘고립주의’ 신호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에 대한 동맹국들의 미온적 태도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양자회담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면서 나토(NATO) 회원국들을 향해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 다른 두어 국가들도 마찬가지”라며 한국과 일본을 사실상 거명했다. 이어 자신의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도 장문의 글을 올려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들여 보호해 왔는데, 정작 필요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나토를 ‘일방통행 구조’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미 이란 해군·공군·방공망을 거의 전멸시켰고 고위 지도부도 제거된 상황에서 우리는 나토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일본·호주·한국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하며 “세계 최강 미국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4일 한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직접 거명하며 호르무즈 해협 ‘다국적 연합’(호르무즈 연합) 참여를 공개 압박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원유 수입의 35%, 일본은 95%를 이 해협에 의존한다”며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일본은 자위대 해외 파견의 법적 요건을 이유로 신중 모드다. 한국 정부 역시 “한미 간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할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고립주의 회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군 단독 작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국제유가 추가 폭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불만은 동맹국들이 ‘공짜 안보’만 누리려 한다는 데 있다”면서도 “미국은 이미 군사적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에 단독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 측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며 UAE 유전·두바이 공항 인근까지 드론 공격을 확대하고 있어, 미·이란 전쟁 ‘마무리 단계’라는 관측 속에서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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