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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10년, 멀어진 ‘팍스 브리타니카’의 꿈…영국 경제가 남긴 숙제**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입력 2026.06.23 07:10
브렉시트 10년, 멀어진 ‘팍스 브리타니카’의 꿈…영국 경제가 남긴 숙제**

10년 전 오늘, 전 세계는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영국 국민들이 전 세계의 예상을 뒤엎고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선택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적인 주권을 되찾고, 경제적 번영을 누리겠다”며 호기롭게 돛을 올렸던 영국의 홀로서기 10년. 지금 영국의 성적표는 어떤 모습일까요?

주요 외신들과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들이 내놓은 평가는 냉정합니다. 한마디로 ‘빛바랜 장밋빛 환상’이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고질적인 저성장의 늪, 멀어진 금융 허브

브렉시트 진영이 가장 자신했던 부분은 무역과 경제적 자유였습니다. 과도한 EU의 규제에서 벗어나면 영국 경제가 날개를 달 것이라 확신했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EU라는 거대 단일 시장과의 이별은 곧 공급망 붕괴와 교역 비용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런던의 상징이었던 글로벌 금융 허브의 위상은 파리와 암스테르담에 분산되었고, 영국의 잠재성장률은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지 경제학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잔류했을 때보다 수십조 원 이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민자 줄이겠다”더니…예상 빗나간 인력난

브렉시트를 촉발한 가장 큰 감정적 도화선은 ‘이민자 통제’였습니다. 동유럽 등에서 유입되는 저임금 노동자가 영국인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이었죠.

결과적으로 EU 출신 이민자는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터졌습니다. 농가, 물류, 보건의료(NHS) 등 영국 경제의 밑바닥을 지탱하던 필수 인력이 증발해 버린 것입니다. 텅 빈 마트 매대와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의 비명이 이어졌습니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비(非)EU 지역에서의 이민이 급증하면서 전체 이민자 수는 오히려 브렉시트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통제권을 되찾겠다”던 구호가 무색해진 대목입니다.

분열된 사회와 깊어진 시름

10년이 지난 지금, 영국 사회 내에서도 “다시 EU로 돌아가고 싶다”는 ‘리조인(Rejoin)’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옵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래의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이 가득합니다.

브렉시트는 단순한 한 국가의 선택을 넘어, 거대한 ‘고립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경제에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주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홀로서기를 감행했던 영국. 10년이 지난 오늘, 영국이 마주한 현실은 낭만이 아닌 냉혹한 생존 경쟁의 시험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