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이하며 역대 최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전선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방선거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순식간에 9.4%포인트나 폭락하며 50%대 턱걸이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10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0.4%로 급락했고, 부정 평가는 45.7%로 치솟으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난공불락 같았던 대통령 지지율을 순식간에 끌어내린 핵심 원인은 무엇일까.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꼽는 결정타는 크게 두 가지다.
원인 1. 6·3 지방선거 ‘반쪽 승리’와 여당의 핵심 요충지 패배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치러진 6·3 지방선거의 결과다. 선거 전체의 판세로는 여당이 승기를 잡은 듯 보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서울시장 선거와 주요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승부처로 꼽히던 핵심 요충지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민심이 정부에 보낸 일종의 ‘제동장치’라고 분석한다. 선거 직후 이 대통령 스스로도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이 제게 준 경고”라며 “반쪽 승리에 그쳤다”고 자평했을 만큼,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중도층과 청년층의 표심 이탈이 지지율 하락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원인 2. ‘투표지 부족 사태’가 불러온 무능 행정 논란
행정적인 요인으로는 선거 당일 전국을 뒤흔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결정적 방점을 찍었다. 서울 송파구와 인천 연수구 등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서 유권자 수 예측 실패로 투표지가 바닥나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전대미문의 부실 선거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공정하고 철저해야 할 국가 선거 행정이 이토록 허술하게 무너지자, 민심(특히 합리성과 공정을 중시하는 2030 청년 세대)이 거세게 돌아섰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30대의 부정 평가가 50%에 육박하는 등 청년층 민심에 시뻘건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 서툰 행정 공백이 현 정부의 ‘국정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며 지지율을 갉아먹은 셈이다.
“국민 평가 겸허히 수용”… 대통령의 사과와 향후 과제
지지율 급락 보도가 쏟아지자 벨기에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즉각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례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많이 포용하겠다”며 전면적인 인적 쇄신과 국정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역대 최고치 경신이라는 달콤한 취한 뒤에 찾아온 지지율 급락 충격은 현 정부에게 뼈아픈 예방주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본격적인 레임덕의 전초전이 될 것인가. 선관위의 전면적인 구조 개혁 요구와 흐트러진 민심을 어떻게 포용하느냐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향후 국정 동력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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