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유린 사태의 불길이 서울 송파를 넘어 이곳 인천 안마당까지 집어삼켰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투표지 부족 대란이 인천 연수구 송도5동 제1투표소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것으로 확인됐다.
치안 책임자와 지역 선관위원장이 줄줄이 옷을 벗으며 황급히 불을 끄려 하지만, 시민사회와 대학가의 분노는 이미 ‘일부 사퇴’라는 얄팍한 방어선을 뚫고 선관위 해체론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몇 명의 목을 치는 ‘꼬리 자르기’로 덮을 수 있는 행정 실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에 치명상을 입힌 선관위 조직 전체를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폭발하는 이유다.
인천 연수구마저 멈춰 세운 무능… “국민의 한 표가 장난인가”
당초 투표율 급등에 따른 ‘일부 지역의 돌발 상황’이라던 선관위의 해명은 완전히 거짓으로 드러났다. 선거 당일 오후 5시 30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5동 투표소 현장은 몰려든 유권자 수 예측에 보기 좋게 실패하며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주권을 행사하러 온 연수구 주민들은 투표지가 이송될 때까지 투표소 바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하염없이 대기해야 했다.
가장 철저하고 공정해야 할 국가 헌법기관이 유권자 수 계산조차 못 해 투표소를 마비시킨 이 한심한 사태는, 선관위의 행정 편의주의와 나태함이 조직 뼈속까지 절여져 있음을 증명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다.
”인적 쇄신? 웃기지 마라”… 대학가·시민사회 ‘조직 해체’ 요구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인천 지역 대학가를 비롯한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와 청년 단체들은 일제히 동시 시국선언을 기습 발표하며 선관위를 정조준했다. 청년 유권자들은 송파경찰서장의 면직 신청이나 송파구 선관위원장의 전격 사임 같은 ‘정치적 퇴진 쇼’를 강력한 어조로 비웃고 나섰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한 대학생 단체 대표는 “송파에서 연수구까지 전국적으로 투표권이 박탈당하는 상황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이건 몇몇 관료들의 사퇴로 대충 뭉갤 일이 아니라, 선관위라는 거대 조직의 독립성이라는 간판 뒤에 숨은 무능과 고질적 관료주의를 통째로 들어내야 하는 국가적 재난”이라고 맹비난했다.
더 이상의 ‘꼬리 자르기’는 통하지 않는다… 시스템 전체를 폭파하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일부 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서겠지만, 이미 무너진 선거 행정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매번 선거 때마다 부실 예측과 행정 편의주의로 잡음을 일으키더니, 결국 유권자를이 투표소에서 항의 하는 막장 선거를 연출해 냈다.
분노한 민심과 청년들의 시국선언 행렬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인적 수술’이 아니다. 선관위라는 조직 구조와 시스템 전체를 해체 수준으로 뜯어고치는 전면적인 개혁안이 당장 나오지 않는다면, 참정권을 모독당한 국민들의 거대한 심판과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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