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 가기가 겁난다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배추와 상추 같은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외식 물가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특히 채소류와 과일류의 상승 폭이 가파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과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산지 공급량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삼겹살을 먹을 때 필수적인 상추와 깻잎 가격은 한 달 전보다 30% 이상 뛰었고, 사과와 배 등 신선과일은 ‘금(金)과일’이 된 지 오래다. 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식구들 먹을 찌개 재료 몇 개 담고 과일을 조금 샀을 뿐인데 벌써 5만 원이 훌쩍 넘었다”며 “예전과 똑같이 돈을 써도 장바구니는 반도 안 차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러한 농산물 가격 상승 여파가 고스란히 자영업자의 부담과 외식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밥, 짜장면, 칼국수 등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 가격은 최근 또 한 차례 올랐다.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한 식당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이제는 만 원 한 장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조차 벅찬 것이 현실이다.
서민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우선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여 산지 가격이 소비자 가격으로 직등하는 것을 막는 ‘유통 구조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물류비를 지원해 중간 마진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입 과일과 가공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기간을 연장하고 대상을 확대하여 시중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을 통해 체감 물가를 직접 낮추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하지만 기후 위기로 인한 공급 불안정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단기적인 처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밥상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보다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유통 혁신이 시급한 시점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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