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8. 19 (수)
뉴스 >

헝가리 16년 만에 정권 교체 유럽판 트럼프 오르반 총리 퇴장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입력 2026.04.15 06:18
헝가리 16년 만에 정권 교체 유럽판 트럼프 오르반 총리 퇴장

부다페스트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끌던 장기 집권 체제가 16년 만에 막을 내렸다. 현지시간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 티서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정권 교체가 확정됐다.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퍼센트 기준으로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티서당은 전체 199석 중 138석을 확보했다. 이는 개헌선 133석을 넘어서는 3분의 2 초과 의석으로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얻게 됐다. 반면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55석에 그쳤고 극우 정당 우리 조국은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투표율은 사상 최고인 79.5퍼센트를 기록했다.

 

오르반 총리는 선거 당일 밤 패배를 즉각 인정하며 통치의 책임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통스럽지만 분명한 결과라며 머저르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2010년부터 집권해 온 오르반은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며 러시아와 밀착하고 유럽연합 정책에 지속적으로 반발해 왔다. 이번 패배로 그의 일리버럴 민주주의 체제도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됐다.

티서당은 오르반 장기 집권의 부패와 경제 난맥상을 강하게 비판하며 오르반 체제를 끝내고 민주 헝가리를 복원하겠다는 구호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았다. 45세의 머저르 대표는 전 여당 내부 인사 출신으로 오르반 체제의 폐단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승리 선언에서 함께 오르반 정권을 무너뜨렸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번 결과는 국제 정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오르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내 최대 우군으로 꼽혀왔다. 트럼프 측근인 JD 밴스 부통령이 선거 직전 헝가리를 방문해 지원 의사를 밝혔음에도 패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도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유럽연합 정상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오르반 패배 인정 직후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환영 메시지를 냈다.

헝가리 전문가들은 티서당의 초강력 의석으로 오르반 시대에 도입된 각종 헌법 사법 개혁을 되돌리고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다만 머저르 대표가 중도우파 성향인 만큼 급진적 변화보다는 점진적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헝가리 정권 교체 소식은 유럽 정치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6년간 오르반 시대가 끝나면서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 세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iaju@incheonmai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