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의 끝없는 추락이 글로벌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162엔 선을 돌파하며,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일본 은행(BOJ)의 거듭된 구두 개입과 시장 안정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미-일 간의 현격한 금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엔화 매도세가 걷잡을 수 없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금융당국이 조만간 대규모 직접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는 거대한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수입 물가 폭등으로 인한 일본 내수 경기 침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자동차, 기계, 조선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우리 주요 수출 품목들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슈퍼 엔저’라는 유례없는 거시경제적 파고 속에서, 우리 금융당국과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정교한 환율 대응 시나리오를 보여줄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이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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