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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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성과급 vs 장바구니 폭탄… 대한민국 서민 울리는 ‘상대적 박탈감’의 실체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입력 2026.07.03 06:37
억대 성과급 vs 장바구니 폭탄… 대한민국 서민 울리는 ‘상대적 박탈감’의 실체

삼전·닉스 ‘억대 성과급’ 논란 속 깊어지는 상대적 박탈감

필수 식재료비 1년 새 11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껑충

유통 구조 왜곡·기후 변화 직격탄… “체감할 수 있는 긴급 대책 절실”

“마트 가기가 무서워요. 몇 개 집지도 않았는데 5만 원이 훌쩍 넘으니, 이제는 장보러 가기 전에 숨고르기부터 해야 할 판입니다.”

3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만난 주부 김모 씨(58)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던 애호박과 계란 한 판을 결국 카트에서 빼내며 김 씨는 “가뜩이나 대기업들이 수억 원씩 보상금을 받네 마네 하는 뉴스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는데, 내 지갑은 통 텅 비어있고 먹거리 물가까지 이 모양이니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이른바 ‘6억 보상금·성과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골목상권과 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누구는 앉아서 억대 돈뭉치를 쥐어잡는다”는 상대적 소외감 속에서, 당장 오늘 저녁 밥상을 위협하는 ‘장바구니 물가 쇼크’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짓누르고 있다.

통계 및 소비자 체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약 11만 원 선이던 필수 식재료 장바구니 비용은 올해 들어 14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불과 1년 사이에 서민들이 밥상을 차리기 위해 내야 하는 돈이 27%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왜 이렇게 올랐나? 기후변화와 유통 거품의 합작품

서민들의 지갑을 털어간 주범은 복합적이다. 가장 먼저 지목되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 저하’**다. 최근 남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이상 기후로 인해 채소류와 과일류의 산지 출하량이 급감했다. 공급이 주는데 수요는 그대로니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고질적인 ‘복잡한 유통 구조’가 기름을 부었다. 산지에서 생산자가 제값을 받지 못하더라도, 도매와 중도매, 소매를 거치는 과정에서 중간 마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형마트와 시장에 깔린다. 생산자도 울고, 소비자도 우는 ‘기형적 유통 거품’이 서민 장바구니를 강타한 셈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비료비 인상 역시 농가와 축산가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

해법은 없나? 구조 개혁과 직접 지원 병행돼야

전문가들은 임시방편식 할인 쿠폰 지급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한다.

우선 농축산물 직거래 플랫폼의 전면 확대와 유통 단계 축소가 필수적이다. 중간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산지의 가격이 대형 소비처와 전통시장에 다이렉트로 반영될 수 있는 디지털 유통 인프라를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해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물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중장년층, 취약계층을 향한 ‘타겟형 소비쿠폰 및 바우처 지원’을 두텁게 늘려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경기 지표와 서민들이 느끼는 바닥 경제의 갭이 지나치게 벌어진 만큼, 민생 안정 자금을 집중 투입해 서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끝없이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대기업발 상대적 박탈감 사이에서 서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가 뜬구름 잡는 거시경제 지표만 자랑할 게 아니라, 시장 바닥에서 우리가 흘리는 눈물부터 닦아줘야 한다”는 한 시민의 목소리를 위정자들은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