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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덮친 ‘44도 열돔’과 한국의 ‘선선한 7월’… 기후 변동성이 부른 양극화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입력 2026.07.04 07:56
유럽 덮친 ‘44도 열돔’과 한국의 ‘선선한 7월’… 기후 변동성이 부른 양극화

프랑스·스페인, 오메가(Ω)형 열돔에 갇혀 기록적 폭염·사망자 3천 명 돌파

한국은 제트기류 왜곡으로 북쪽 찬 공기 유입… “기후 변화로 인한 일시적 현상”

지구촌이 극단적인 날씨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대륙이 섭씨 44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반면, 한여름에 접어든 한국은 예년보다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럽과 한국의 기후가 서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 유럽을 삼킨 악명 높은 장벽, ‘오메가(Ω) 열돔’

올여름 유럽을 강타한 극한 폭염의 주범은 대기 정체 현상인 ‘오메가(Ω) 열돔(Heat Dome)’이다.

현재 유럽 상공에는 고기압과 그 양옆의 저기압 배치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모양을 띠며 거대한 기류 장벽을 형성했다. 이 장벽에 가로막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밀려온 뜨거운 열풍이 대륙 내부로 그대로 빨려 들어왔고, 뜨거워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지표면을 지속적으로 달구고 있다.

여기에 지구온난화 여파로 대지의 수분이 바짝 마르면서 열기를 식혀줄 자연 제어 기능마저 상실했다. 이로 인해 프랑스와 스페인 등지에서는 가뭄과 산불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3,000명을 돌파하는 등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역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 코스를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일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 한국의 ‘선선한 7월’, 기후가 바뀐 걸까?

반면 최근 한국의 여름은 이례적으로 선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지역에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에어컨 가동률이 예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유럽과 한국의 기후가 통째로 뒤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 세계적인 대기 흐름의 ‘왜곡’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대기 배치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구 상공을 빠르게 도는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힘을 잃고 뱀처럼 크게 요동치면서, 유럽 쪽에는 뜨거운 고기압 덩어리를 장기간 정체시켰다. 반대로 그 반작용으로 인해 한국이 위치한 동아시아 부근에는 북극 쪽의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기압골 통로가 열렸다. 즉, 유럽이 거대한 열 장벽에 갇혀 있는 동안 한국은 지리적 배치상의 우연으로 더위를 잠시 피하고 있는 셈이다.

◇ 전문가들 “방심은 금물, 7월 말 본격 찜통더위 가능성”

전문가들은 현재의 선선한 날씨가 여름 내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변동성이 극대화된 만큼, 유럽을 막고 있는 대기 정체 체계가 이동하거나 한국 상공에 새로운 고기압이 발달하면 기류는 언제든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 당국은 대기 흐름이 바뀌는 7월 중하순을 기점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면, 한국 역시 유럽 못지않은 고온다습한 찜통더위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전 지구적 기류 왜곡 현상 속에서, 지금의 선선함 이후 찾아올 급격한 기온 상승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