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 마을 최고의 ‘수면제 강사’를 만나다
옛날 옛적, 한 마을에 온 주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위대한 ‘현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명성은 대단해서, 주인공 차라투스트라도 도대체 어떤 기가 막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지 궁금해하며 그의 강좌를 찾아갔지요.
강의실은 이미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단상에 오른 현자는 아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중을 향해 오늘의 핵심 비법을 엄숙하게 선언했습니다.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덕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밤에 ‘잠을 잘 자는 것’입니다. 꿀잠을 자야 인생이 평화롭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필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자의 설교는 계속되었습니다.
“밤에 악몽을 꾸지 않고 깊은 잠에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낮 동안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웃과 싸우지 말고 화해하세요.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욕망이나 권력욕 같은 건 위험하니 꾹꾹 누르십시오. 법과 질서에 절대복종하세요. 양심에 걸릴 만한 짓을 하지 않고 온순하게 살아야 밤에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기분 좋게 곯아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현자가 말하는 ‘도덕’과 ‘착함’의 목적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오직 아무 고민 없이, 상처 없이, 편안하게 잠들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죠. 주민들은 그의 말에 감탄하며 깊은 평온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차라투스트라의 일침: “그것은 지혜가 아니라, 고급 수면제다!”
뒤에서 이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던 차라투스트라는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저 노인은 참으로 영리하구나! 꿀잠 자는 법을 저토록 품격 있게 포장하다니. 하지만 저 자가 주는 가르침은 지혜가 아니라, 영혼을 마비시키는 ‘고급 수면제’일 뿐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이 현자의 강의를 맹렬하게 폭로합니다.
그 당시 종교와 도덕이 대중에게 가르치던 “순종하라, 튀지 마라, 착하게 굴어라”라는 말들은, 사실 인간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친 세상과 부딪히며 겪는 고통이 두려워서, 아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정신적인 동면 상태’에 들어가라고 최면을 거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낙타의 치명적인 함정: 현자의 말대로 남의 눈치 보고, 규칙에 무조건 복종하며 사는 삶은 ‘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 삶의 주권을 포기한 ‘잠자는 노예’의 삶입니다.
초인은 깨어 있는 자다 니체가 말하는 초월자는 안락한 잠(평온함)을 구걸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거친 파도와 내면의 혼란을 회피하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뜬 채 온몸으로 맞서는 ‘지독하게 깨어 있는 사자’입니다.
✍️ 아침을 깨우는 니체의 한 문장
“그 현자의 지혜는 명적(明晰)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깨어 있는 것이다. 삶의 의미가 도무지 없고 나에게 깊은 수면제만 필요하다면, 나 역시 저 현자의 도덕을 선택했을 것이다.”
아침을 여는 마중물 생각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좋겠다”, “그저 편안한 게 최고지”라며 삶의 안락함만 구하고 있진 않나요?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내 영혼에 수면제를 먹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초인은 폭풍우 속에서도 눈을 뜨고 춤을 추는 사람입니다.
인천매일신문 이아주 기자
인천매일신문.kr | 1688-7205
저작권자 © 인천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